무의식의 세계

우리는 담배나 술이 발암물질이고 독극물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담배(니코틴)에는 수많은 발암물질과 독성분이 들어있고, 술(알코올)은 그 자체로도 뇌세포를 파괴하지만, 몸속에서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분으로 분해된다. – 하지만 어떻게 스스로 그것을 자신의 몸에 태연히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습관이나 중독 정도로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그동안 잘 몰랐던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그 비밀의 문을 하나씩 열고 들어가 그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내고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이 이해되지 않는 행동은 인간의 뇌의 정보처리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의식적(意識的)으로 행동할 때도 있고, 무의식적(無意識的)으로 행동할 때도 있다. 가끔 우리는 무엇인가를 ‘무의식적으로 했다’라는 말을 쓰지만, 정작 무의식적이란 말이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할 때가 많이 있다. 흔히 정신을 잃거나 병원에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사람에게 의식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무의식적이라는 말은 의식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즉 무의식적 행동이란 어떤 것을 의식적으로 신경 쓰거나 이해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이라는 것이 활동하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르지만, 우리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뇌 속에서는 의식적 상태와 무의식적인 상태가 공존한다. 그리고 믿기 힘들겠지만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삶의 대부분 90% 이상이 무의식적인 상태이다.(뇌 과학 연구 중에서도 인간의 무의식에 관한 부분은 가장 어렵고 아직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있다. 아직 많은 부분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뇌 과학자들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뇌의 처리가 95~98%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여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대부분을 의식하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착각이다.

인간의 뇌가 이렇게 의식적인 상태와 무의식적인 상태로 나뉜 가장 큰 이유는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뇌는 약 1.3Kg~1.5Kg정도인데, 70Kg의 성인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인체의 2% 남짓 크기이다. 하지만 뇌가 몸 전체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의 양은 20%를 넘게 사용한다. 그만큼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의식적으로 무엇인가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은 뇌의 전두엽과 대뇌피질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때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뇌는 중요하고 자주 사용되는 것들은 아예 자동화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이것이 뇌가 의식적인 것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무의식적인 처리를 하려고 하는 이유이다.

이런 무의식적인 처리는 대부분 우리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서 심장이 뛰거나, 숨을 쉬거나, 걷거나 뛸 때, 음식을 먹을 때, 말을 할 때 등 이런 행동들은 무의식적인 자동모드로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말을 할 때에도 공기를 들이마시고, 숨을 내뱉으면서 언제 어떻게 성대의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지를 의식하면서 신경 쓰지 않아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간단하게 실습을 해보자. 우선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따라 해본다.

“숨을 들이마시고… 숨을 내쉬고…”

너무 쉽다고 생각이 드는가? 우리는 숨 쉬는 것쯤은 의식적으로 쉽게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쉬운 숨 쉬는 행동도 다른 행동과 같이 하면 뇌에게 엄청난 부하를 주게 된다. 그러면 이번에는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생각하면서 1장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기 바란다.

“숨을 들이마시고… 숨을 내쉬면서… 1장 시작부터 다시 읽어 본다…”

어떤가? 아마 단 몇 줄도 의식적으로 숨을 쉬면서 읽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숨 쉬는 것이 자동적으로 되어 있을 것이다.

– Serang